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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제3자 변제' 지급 시작‥반발 속 속도 내는 정부

입력 | 2023-04-13 20:23   수정 | 2023-04-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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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중 10명의 유족에게 ′제3자 변제′ 지급을 시작했습니다.

피해자 일부가 여전히 반발하고 있고, 일본의 추가 조치도 없는 상황에서 동의하는 유족들부터 배상금을 주기 시작한 건데, 정부가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엄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는 생존자 3명을 포함해 모두 15명.

정부는 이 가운데 10명의 유가족이 전범 기업 대신 정부 재단이 배상하는 ′제3자 변제′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서민정/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피해자 열 분의 유가족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정부 해법에 따른 판결금 지급을 수용하셨습니다.″

피해자 1명당 배상금과 지연 이자를 더해 최대 2억 9천만 원가량이 지급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배상이 본격 시작됐지만, 남은 길은 여전히 순탄치 않습니다.

생존자 3명을 포함한 피해자 5명 측은 ′받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 전달했고, 일본 전범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 소송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입니다.

현행법은 당사자가 허용하지 않을 때엔 ′제3자 변제′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양금덕/강제동원 피해자(지난달 13일)]
″나는 절대 금방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안 받을랍니다.″

[임재성/변호사(강제동원 피해자 소송 대리인)]
″동의하지 않는 다섯 분의 채권도 정부는 소멸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알고 있고요, 아마 일본에게 이 약속을 했을 겁니다…강제적인 절차들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요.″

일본 정부나 전범 기업의 호응 조치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변제금 마련을 위해 정부 재단을 지원한 기업도 포스코 외에는 아직 없습니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에 이어 중앙대 교수 113명이 ″일본의 역사 부정에 면죄부를 주는 굴욕 외교″라며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도 ″피해국 재단이 나서 책임을 대신 지는 모양새가 눈 뜨고 못 볼 지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남은 피해자들은 정부와의 면담 자체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엄지인입니다.

영상편집: 윤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