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렬/주민대표]
″생업으로 인해서 많이 도움이 안 되니까 죄송하다(고 해서) 그럼 괜찮다(고 했어요.)″
숨진 여성은 이 일대 주택 161채의 보증금 125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된 인천 ′건축왕′의 피해자였습니다.
재작년 9월 전세 보증금을 9천만 원으로 올려 재계약했지만, 경매로 넘어가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날 처지였습니다.
보증금이 8천만 원 아래여야 최우선 변제금 2천 7백만 원이라도 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한상용/주민]
″저희 아파트는 이렇게 사망한 분이 안 나오기를 바랐어요. 지금 경매는 넘어가 있는 상태고 경매 기일은 아직 안 잡혔어요. 올해 안에는 나가야되겠죠‥″
이 아파트 전체가 경매에 넘겨져 50여세대 다른 세입자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경찰은 유서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여성이 살던 아파트입니다.
사흘 전 근처 주택에서도 또 다른 전세사기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킬로미터 떨어진 오피스텔.
지난 14일, 이 집에서 친구와 함께 살던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최근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 원만 보내달라′고 할 만큼 생활고가 극심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남성 친구]
″원래 다니던 직장이 공장이었는데, 그 벌이로는 안 됐어요. 대출 이자를 충당하면서 생활비까지‥하루에 한 서너 시간씩 자고 서울까지 갔다가 인천 다시 왔다가 (하면서 일했어요.)″
역시 인천 ′건축왕′의 피해자였습니다.
보증금 9천만 원 중 돌려받을 수 있는 건 3천 4백만 원 뿐이었습니다.
앞서 지난 2월에도 근처 빌라에서 3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인천 건축왕′ 피해자 가운데 첫 사망자였습니다.
그는 유서에서 ′전세사기 대책이 실망스럽고, 더 좋은 대책이 빨리 나왔으면 한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두 건의 비극이 잇따른 겁니다.
피해대책위원회는 내일 저녁 인천 주안역 광장에서 이들의 추모식을 열 예정입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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