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문현

시진핑 패러디 개그에 벌금 폭탄·공안 조사까지

입력 | 2023-05-18 20:23   수정 | 2023-05-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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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에서 토크쇼를 진행하던 한 코미디언이 시진핑 주석의 말을 빗댄 개그를 했다가 재산 몰수에, 벌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인민군을 모욕했다는 죄목이었는데, 소속사의 모든 공연히 무기한 중지됐고, 수십억 원의 벌금에, 공안 당국의 조사까지 받게 됐습니다.

베이징 이문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토크쇼를 주로 하는 중국 코미디언 리하오스.

지난 13일 베이징 공연에서 자신이 입양한 유기견 두 마리가 다람쥐를 쫓는 모습을 보며, 어떤 말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리하오스 (지난 13일 베이징 공연)]
″나는 이 두 마리의 개를 보고 마음속으로 여덟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태도가 우량하면(作風優良), 싸움에서 이긴다(能打勝付)′.″

누군가를 패러디한 겁니다.

[시진핑/주석 (지난 2013년)]
″싸움에서 이기며(能打勝付), 태도가 우량한(作風優良) 인민군.″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3년 강군 건설을 육성하자며 사용한 말인데, 이후 중국 인민군의 수식어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걸 토크쇼 진행자가 유기견에 빗댄 겁니다.

그러자 ′회사가 도산해야 한다′,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등 누리꾼들의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리하오스가 ′부적절한 비유를 사용했다.

송구하고 후회스럽다′고 밝혔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베이징시는 ″인민군은 국가 안보를 지키는 수호자로,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리하오스의 소속사에 우리 돈 25억 5천만 원의 벌금과 2억 5천만 원을 몰수하는 행정처분을 내렸습니다.

또 회사의 공연을 중단시켰고, 리하오스는 중국 공안의 조사까지 받는 신세가 됐습니다.

심지어 ′토크쇼를 왜 금지하냐′며 군대를 다시 개에 빗댄 34살 누리꾼 또한 공안에게 구금당했습니다.

중국은 ′군인 지위 보호법′을 통해 군대에 대한 어떤 모욕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35조, ′공민은 언론·출판·집회·시위·결사·여행의 자유를 가진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패러디 개그 한번으로 벌금에 수사까지 받는 이번 사건을 볼 때, 헌법상 ′자유′의 의미가 일반 상식과 상당히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편집 : 고무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