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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홍보수석 이동관 '출연자 교체·비보도 조치' 문건 몰랐나?

입력 | 2023-06-14 19:46   수정 | 2023-06-1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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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설전의 대상이 된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언론장악 문건′.

지난 2017년, 국정원 개혁 과정에서 처음 실체가 드러났고, 이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지금까지도 문서들이 계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MBC는 이 국정원 문건들, 또 최근 공개 결정된 과거 청와대 문건들을 최대한 모아 살펴봤습니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특보가 언론장악의 핵심 역할을 한 정황이 곳곳에 담겨 있었습니다.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명박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난 2008년 8월.

청와대는 ″국정 주도권을 회복″한다며 ″KBS 감사 결과를 토대로 방송 공정성을 확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이틀 뒤 감사원은 방만 경영을 이유로 정연주 당시 KBS 사장의 해임을 요구합니다.

바로 이날 국가정보원은 ″감사원 조치로 쇄신이 가시권″이라며 ″8월 중 마무리해야 한다″고 보고합니다.

이동관 당시 대변인도 배포 대상입니다.

이후 엿새 만에 정연주 사장은 해임됐습니다.

[이동관/당시 청와대 대변인 (2008년 8월)]
″KBS가 방만한 경영상태를 해소하고 공영성을 회복해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대변인에서 승진한 이동관 홍보수석.

2009년 12월 이 홍보수석이 요청했다고 적시된 국정원 문건입니다.

국정원은 ″좌 편향 PD와 진행자가 4대강 등 현안을 왜곡 보도해 대책이 시급하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출근길 민심을 호도한다″며, ″좌 편향 진행자 퇴출과 출연자 교체를 권고″하고 ″문제 프로그램 폐지와 변경을 끌어내겠다″고 보고했습니다.

홍보수석이 요청한 또 다른 문건에서, 국정원은 실명들을 거론하며 ″KBS의 좌 편향 간부, 무소신 간부를 반드시 퇴출하거나 보직을 변경해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장유식 변호사/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문제, 마음에 들지 않는 인사들을 인사조치하는 문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해당된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공개된 청와대 문건에선, 홍보수석실이 직접 보도에 개입한 정황도 보입니다.

YTN이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외신 반응을 리포트한 건 문제라면서, ″10시 이후 비보도″ 조치했다고 돼 있습니다.

MBC는 수차례 이동관 특보에게 당시 국정원 보고 요청이나 방송 개입에 대해 물었지만, 아무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편집: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