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문현

'쓴맛' 채소에 여직원 '뜀뛰기'까지‥도 넘은 갑질 이유?

입력 | 2023-06-21 20:30   수정 | 2023-06-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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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의 한 회사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직원들에게 쓴맛이 나는 채소를 억지로 먹이는 등 굴욕적인 행위를 강요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갑질에도 직원들은 문제제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 건지, 베이징에서 이문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국 장쑤성의 한 교육업체.

직원 12명이 오이처럼 보이는 초록색 채소를 먹는데,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들이 먹는 건, 열대 식물인 여주.

이른바 ′쓴 오이′로 불리는데, 특유의 쓴맛과 설사를 유발하는 성분 때문에 주로 익혀 먹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전화 영업을 하는 직원들인데,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벌칙으로 생 여주를 먹는 겁니다.

한 직원이 ′생으로 여주를 먹도록 강요당했다′며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자, 회사 측은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장쑤성 교육업체 관계자]
″직원들이 스스로 정한 것(규칙)입니다. 회사는 (여주 먹는 걸) 강요한 적이 없습니다.″

누리꾼들은 이 주장에 코웃음을 치며, ″이런 굴욕적인 방법이라면 해고가 낫다″, ″도대체 월급을 얼마나 주길래 이러냐″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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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한 부동산 회사에서도 여성 직원이 직원 30명 앞에서 하이힐을 신고 ′개구리 점프′ 50회를 강요당했다면서, 기자 앞에서 당시 상황을 재연해 보였습니다.

[뜀뛰기 피해 직원]
″저는 이렇게 뛰었어요. 그런데 매니저가 폭이 작다고 안된다고 하면서, 더 크게 뛰라고 했어요.″

업무 시간 중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들이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도 버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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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8%,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새벽 인력시장에서도 일을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왕친/청년 구직자]
″지금은 일이 없어요. 괜찮아지겠죠. 저는 잡무 등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은 1,158만 명.

서울시 인구보다 217만 명이나 더 많습니다.

이들까지 본격적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들면, 일자리 구하기는 더 팍팍해질 텐데요.

때문에 여주 먹기, 하이힐 뜀뛰기 같은 굴욕적인 갑질에도 청년들이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편집 : 최문정 / 영상출처 : 펑파이, 바이두, 웨이보 ET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