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성일

[뉴스 속 경제] '선 넘은' 보조금 기준‥복잡해진 반도체 셈법

입력 | 2023-03-03 07:40   수정 | 2023-03-0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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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틀 전 미국 정부가 반도체 투자에 보조금을 주는 기준을 공개했는데요.

예상보다 까다로운 조건에 우리 기업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입니다.

무기 개발에 대한 고려나, 노조와 정치권의 여러 요구까지 녹아있는데,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거셉니다.

뉴스 속 경제 이성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에 달린 조건에 대한 반응은 ′당혹′스러움을 넘어섰습니다.

기업을 대변하는 미국 상공회의소는 새 법안이 ″기업들의 비용을 늘리고 공장 가동을 늦춰″,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오히려 줄일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지난 연말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참석한 성대한 착공식을 마친 TSMC도 ″지원금을 신청하겠느냐″는 물음에 입장 표명을 유보할 정도입니다.

TSMC는 3, 4나노 최첨단 공정에 40억 달러, 50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반도체 산업 지원법, 일명 ′칩스′에 따라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는 기업들은 비용의 10% 안팎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예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미국 공장에서 이익이 많이 나면 정부와 나눠 가져야 한다거나, 5년 동안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이익을 배당하는 것까지 줄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계 장부, 재무 계획을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조건에 반발이 거셉니다.

구체적 내용이 담기지 않은 중국 관련 조항에는 국내 기업들이 특히 예민합니다.

중국과 공동연구나 기술 이전을 할 수 없고, 생산량도 10년 동안 늘릴 수 없습니다.

중국 공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40% 전후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에게는 골치아픈 조항입니다.

미국 텍사스 주에 170억 달러, 20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세운 삼성전자는 공장 착공을 코 앞에 두고 큰 변수를 만난 셈입니다.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투자를 검토하던 SK 하이닉스도 셈이 복잡해졌습니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총력대응을 공언했고, 관련 부처는 ″기업들의 입장이 세부 규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상영/미래에셋 증권 이사]
″(협상을 해야하고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중국 생산 관련(가드레일) 조항이 어떻게 발표되는지 지켜봐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침체기에 들어간 반도체 산업의 다음 앞두고 혼돈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성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