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령

장갑차에 맞선 트랙터‥프랑스 농민 시위 격화

입력 | 2024-02-01 20:35   수정 | 2024-02-0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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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가 유럽에서 제일 큰 파리 남부 농산물 시장에 진입하는가 하면, 공항과 국경을 봉쇄해 외국산 농산물 수입을 막겠다며 트랙터들이 긴 행렬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농민시위가 유럽 전역으로 번지면서 유럽연합이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파리에서 손령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경찰들이 건물 문을 열고 안에 있던 남성을 연행합니다.

현지시간 1월 31일, 농민 시위대가 유럽 최대 규모 농산물 시장인 파리 남부 렁지스 도매 시장까지 진입했습니다.

도매 시장 봉쇄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창고에 침입거나 도로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91명이 체포됐습니다.

농민들은 각종 환경 규제는 늘어나고 지원금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값싼 외국 농산물까지 들어와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프랑크 샤동/프랑스 농민]
″파리로 계속 밀고 나갈 수 있고 파리에 갈 수 없다면 벨기에 브뤼셀로 갈 것입니다. 국경을 봉쇄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결심했습니다.″

이번 시위를 비교적 관대하게 다루며 농심을 달래오던 정부도 파리 진입뿐 아니라 도매시장과 공항 봉쇄 시도에는 엄격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 농민 시위가 잇따르자 유럽 연합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먼저, 값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바다를 통한 농산물 수출길이 막히자, 유럽을 거치는 육로를 통해 농산물을 수출해 왔습니다.

유럽연합은 또 환경 보호를 위한 휴경지 의무 설정 역시 올해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벨기에와 스페인,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농민단체들은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로 모여 트랙터 시위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택시 기사와 교원 노조도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오늘 파업을 예고해 프랑스 곳곳에서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손령입니다.

영상취재: 이유경 / 영상편집: 우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