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건휘

국내 마트 2위 홈플러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새주인 찾기도 난항

입력 | 2025-11-29 20:09   수정 | 2025-11-2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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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 같은 홈플러스의 비극은 10년 전 사모펀드인 MBK의 인수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큰 빚을 지고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는 서른 개 가까운 알짜 점포와 건물들을 팔아치웠는데요.

수익이 악화되고 비용은 급증하게 된 홈플러스는 결국 파산 위기에 몰렸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입니다.

주말인데도 사람들 발길이 뜸합니다.

매장 앞엔 홈플러스를 살려달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이 홈플러스 매장은 ′고별 세일′까지 붙여 놓고 영업을 하고 있는데요.

연말로 예고됐던 폐점이 보류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손님들도 직원들 못지않게 안타까워합니다.

[김화영]
″아쉽죠. (폐점되면) 2배 정도는 멀리 가야 되니까 좀 불편하죠. 잘 되길 바라야죠. 경기도 안 좋은데…″

하지만 이번 사태는 이미 10년 전, 사모펀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부터 예견됐던 일입니다.

[뉴스데스크 (2015년 9월 7일)]
″장기 경영보다는 투자차익을 우선하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 인수 금액 7조 2천억 원 가운데, MBK 자금은 반도 안 되는 3조 2천억 원.

나머지 4조 원은 홈플러스의 기존 부채와 MBK가 홈플러스를 담보로 빌린 빚이었습니다.

이 과도한 빚부담 때문에 MBK는 이른바 알짜 점포와 건물들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8곳, 4조 원 넘게 팔아치웠습니다.

내 건물일 땐 안 내던 비싼 임차료를 내야 했고, 이 때문에 수익률이 악화 돼 투자는 못 하고, 점포 문을 더 닫아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습니다.

[장석우/변호사·회계사]
″적당히 경영하다가 사실은 매각하고 싶었던 거죠. 사실 손 놓고 그냥 방치한 거거든요. 부동산 가치 높아지면 부동산 팔아먹고.″

10년 전 MBK의 인수 과정에 투자했던 국민연금도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김태현/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지난달 24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국민연금이 받아야 할 돈이) 우리가 공정 가치로 판단하면 9천억 정도 됩니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새 주인을 찾는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사흘 전 홈플러스 매각이 최종 유찰돼, MBK가 주도하는 매각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공적 기관이 개입해 인수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허유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