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천연기념물 큰고니 서식지 잃나‥전깃줄과 교량에 가로막혀

입력 | 2026-02-21 20:26   수정 | 2026-02-21 20:49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해마다 겨울이면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수천 마리가 낙동강을 찾는데요.

낙동강 하구 주변에 새로운 다리가 지어지고, 상류엔 전선까지 가로지르면서 큰고니들은 핵심 서식지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류현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 낙동강 하구.

새하얀 깃털에 노란무늬의 뾰족한 부리.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큰고니입니다.

낮고 깊은 울음으로 무리에 신호를 보내더니, 물 위를 힘차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큰고니는 몸이 무거워서 물갈퀴로 수면 위를 수십 미터씩 달려야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탁 트인 수면은 생존에 필수적인 활주로인데, 이걸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곳에 대저대교 건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0년 환경영향평가 조작이 드러나 공사가 중단된 이후 대안노선이 마련됐지만, 2년 전 환경부가 부산시의 손을 들어주면서 서식지를 관통하는 기존 노선으로 승인됐습니다.

환경단체는 교량이 건설되면 교량들 사이 간격이 4킬로미터보다 짧아져 큰고니가 살 수 없다며 공사 중단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강성화/습지와새들의친구 사무국장]
″공간은 필요하니까 그 장소는 그냥 그대로 확보를 해 주고 이제 꼭 교량을 하려고 하면 다른 대안으로 해 달라는 거죠.″

전봇대 사이를 잇는 전깃줄은 큰고니에게 또 다른 위협입니다.

[김용우/수의사]
″부러져 있거나 날개가 모양이 이상하거나 하면은 전선 충돌일 확률이 높죠. 매우. 이동하는 경로에 이제 전선이 있으면 위험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몸집이 커 방향 전환이 느린 큰고니에게 가늘고 팽팽한 전선은 ′보이지 않는 덫′입니다.

이번 겨울에만 이 일대에서 5마리의 큰고니가 전선 충돌로 죽거나 크게 다쳤습니다.

[전인정/구미청년생태조사단 환경교육사]
″(철이 감긴) 얇은 선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가공지선이고, 사고 다발 지점부터라도 목록화를 해서 그곳부터라도 가공지선을 조금씩 제거하는 걸로…″

낙동강 하구에선 다리에 가로막히고, 상류에선 전선에 걸려 추락하는 큰고니들.

전문가들은 큰고니는 한번 서식지가 파괴되면 돌아오지 않는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생태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김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