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은초

'무료 이발'이라더니‥삭발식에 어르신 동원

입력 | 2026-03-27 07:32   수정 | 2026-03-2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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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김영환 충북지사는 국민의힘 공천에서 배제된 뒤 항의의 뜻으로 삭발을 했고, 김 지사의 지지자들도 이에 동조하며 삭발 시위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 한 노인은 ″무료로 이발을 해준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억지로 삭발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김은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김영환 충북지사가 국민의힘 공천 배제에 항의하며 머리를 짧게 자릅니다.

[김영환/충북지사(지난 23일)]
″도대체 왜 이 당이 충청북도의 도지사만 찍어서 공천 배제를…″

당일, 충북도청 앞 노인들이 모여 단체 삭발 시위에 나섰습니다.

김 지사의 뜻에 동조해 함께 삭발하겠다는 겁니다.

한 명이 머리를 깎으면, 나머지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손뼉을 치며 노래까지 부릅니다.

″함께해서 좋아! 일하는 밥퍼!″

이들은 김 지사가 만든 노인 일자리 사업인 ′일하는 밥퍼′ 참가자들이었습니다.

취재진이 시위에 참가해 머리를 삭발한 80대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자신은 자진 삭발이 아니고 삭발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삭발 참가자(음성변조)]
″뭐 밑에만 이렇게 기계만 대고 이것만 깎을 줄 알았더니 그냥 쭉 올리더라고. 그래서…″

공원에서 하던 무료 이발인 줄 알고 따라갔다가 엉겁결에 삭발식에 동원된 겁니다.

무료 이발이라고 데려간 건 노인 일자리 사업을 하는 동료였습니다.

[삭발 참가자(음성변조)]
″남 머리를 갖다 잘 깎아준다더니 그렇게 된 거 아녀. 나는 글쎄 잘 깎을 줄 알았지. 여기서도 깎을 때도 앉아서도 깎으니까 그렇게 깎을 줄 알았지.″

노인은 김 지사의 공천 배제 등 정치적 상황은 잘 몰랐습니다.

[삭발 참가자(음성변조)]
″나는 여기만 깎는 줄 알았더니 여기를 다 깎았어. 홀딱 깎아 버렸어. 나는 이게 뭐에 대해서 머리를 깎는지 모르지…″

그러나 삭발 시위를 주도한 노인 일자리 사업단장은 삭발은 자진해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일하는 밥퍼′ 사업단장(음성변조)]
″나 혼자 깎으려고 갔더니만 오시더라고 전부. 자발적으로 자기도 깎아달라고 왔더라니까, 그 양반들이.″

노인을 삭발식에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영환 지사 측은, ″지지자들의 자발적 참여일 뿐, 직접 관여한 것이 없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