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도윤선

깔고 앉은 '성희롱 셀프 징계'‥"버티면 그만"

입력 | 2026-04-15 07:30   수정 | 2026-04-1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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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강서구의회 부의장이 성희롱 발언으로 징계가 필요하다는 국민권익위 지적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아무 제재 없이 의정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징계 절차를 결정할 권한을, 징계 대상자가 쥐고 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이처럼 징계 절차를 질질 끄는 지방의회가, 한둘이 아니라는 겁니다.

도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강서구의회 본회의장은 고성으로 뒤덮였습니다.

[이충현/서울 강서구의회 부의장 (어제)]
″<저희가 창피합니다. 저희가 창피해.> 창피해? <네, 창피합니다. 내려오세요.>″

내려오라는 데도 요지부동인 이 남성, 이충현 부의장입니다.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을 다루려 하자 산회를 선포한 뒤 막무가내로 버텼고, 회의를 이어가려는 다른 의원들을 고소하겠다며 촬영도 했습니다.

[이충현/서울 강서구의회 부의장]
″이 절차는 모두 무효입니다.″

이 부의장은 두 시간가량 소동을 벌이다 불신임안이 가결되자, 제 발로 퇴장했습니다.

발단은 지난해 9월 회식 자리였습니다.

이 부의장이 구의회 남성 직원에게 술을 강요합니다.

[이충현/서울 강서구의회 부의장 - 피해 직원 (지난해 9월 10일)]
″큰 잔 좀 가져와 큰 잔 좀… (중략) …큰 잔이라 갑자기 좋은 색시가 나셨나.″

직원이 거부하자, 신체 일부를 언급합니다.

[이충현/서울 강서구의회 부의장 - 피해 직원 (지난해 9월 10일)]
″XX 안 서?″

신고를 접수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부의장이 공직자 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보고 징계 등을 조치하라고 지난 2월 구의회에 통보했습니다.

결과를 알려줘야 하는 시한은 지난 9일, 벌써 닷새가 지났지만, 구의회는 답이 없습니다.

왜 미적댈까요?

의원 징계 수위를 논의하는 윤리위를 열려면 의장이 결재해야 합니다.

그런데 구의회 본회의에서 징계안이 발의된 지 2주 뒤, 현 의장이 채용 비리 혐의로 구속됐고, 이후 부의장이 직무 대행을 맡았습니다.

이 부의장 자신이 결심해야만 본인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가능해진 겁니다.

이 부의장은 권익위 조사 내용이 허위라며 위원장과 조사 담당자들을 고소했다고 했습니다.

[이충현/서울 강서구의회 부의장 (어제 오전)]
″<(윤리위에) 회부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허위 공문서이기 때문에, 고소했기 때문에 그 절차를 따르고 있을 뿐입니다. 이상입니다.″

비단 강서구의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MBC가 전국 243개 지방의회에 의원 징계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발의된 징계 요구안 374건 가운데 74건, 20%가량이 아직도 결론을 못 내고 있습니다.

지방의회 의원 임기는 두 달 남짓 남았지만, 6·3 지방선거로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한 상황이라 징계 처리는 이대로 무산될 공산이 커 보입니다.

MBC뉴스 도윤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