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성원

남아공 폭동 확산에 병력 배치…한국 교민도 약탈 피해

입력 | 2021-07-13 01:06   수정 | 2021-07-13 01:07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와 함께 촉발된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수도권까지 번지고 사망자가 발생하자 남아공 당국이 군부대를 투입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나흘 전부터 주마 전 대통령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주를 중심으로 벌어지다가 지난 주말 경제 중심도시 요하네스버그로도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모두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남아공 국방군은 언론에 배포한 성명에서 ″사법 집행 기관을 보조하고 소요를 진압하기 위해 콰줄루나탈주 등에 병력을 배치하는 관련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들 지역에서 상점 수십 곳이 폭도들에게 털린 가운데 콰줄루나탈주의 주도인 피터마리츠버그에선 한 대형 쇼핑몰의 지붕이 큰 화염에 휩싸이고, 요하네스버그에서도 한 대형마트가 약탈당하는 모습 등이 방송국 카메라 등에 포착됐습니다.

우리 기업과 교민의 피해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은 동부 더반 지역에 위치한 교민 기업 공장에 이날 오전 1시에 90여명, 2시에 120명 규모의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침입해 약탈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밖에 또 다른 한인 업체도 이날 오전 8시쯤 약탈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사관은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현지 당국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더반 지역 등에서 이동을 자제하고 이날 가급적 영업을 중단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지금까지 폭동, 방화, 약탈 등에 참가한 21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어제 남아공 정부가 제4단계 봉쇄령을 2주간 추가 연장하자 주마 전 대통령 구금에 불만을 갖고 있는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폭동이 격화됐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