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윤선

이복현 "횡재세, 거위 배 가르는 것‥금융산업 근간 흔들 수도"

입력 | 2023-11-23 17:52   수정 | 2023-11-23 17:55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주장하는 횡재세에 대해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게 아니냐″며 ″금융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금감원장은 오늘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러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최근 거액의 이익에 대해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이나 손해 분담과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기여금이나 분담금 형태이건, 횡재세 형태이건 논의가 있었다″면서 ″그런 논의는 우리 사회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횡재세 등과 관련해서는 ″마을에 수십 년 만에 기근이 들어 한알 한알을 알토란 같이 나눠 쓰자는 상황에서 거위 배를 가르자는 논의가 나온 것 같다″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특히 ″연못 관리가 힘들어지고 못이 썩어서 거위가 살지 못한다면 거위 주인에게도 손해″라며 ″거위 주인과 주민들이 함께 잘 사는 방안을 논의해보자는 것인데, 직권남용 운운하는 건 수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논의되는 횡재세안은 개별 금융기관 사정에 대한 고려가 없고 일률적이며 항구적으로 이익을 뺏겠다는 내용이 주된 틀″이라며 ″금융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원장은 금융 지식을 제공하는 SNS 인사를 뜻하는 이른바 ′핀플루언서′의 불공정거래 2,3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일부 유튜버들이 자신의 영향력으로 특정 상장 종목을 추천하고 일반 투자자들이 매수하게 유도해 자신들이 보유한 차명계좌에서 이익을 실현했다″며 ″서민을 기만하고 약탈한 범죄건 2,3건을 포착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양한 여론과 의견이 공론화되고 정보의 시장경제적 매커니즘이 작동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전혀 다른 숫자나 틀린 사실관계에 근거해 시장 불안 행위를 조성하거나 범죄에 이른다는 건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눈여겨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