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PD수첩팀

[PD수첩] 라덕연과 투자자들, 주가조작 사건의 실태

입력 | 2023-06-06 21:44   수정 | 2023-06-06 21:44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저는 갈 길이 멀어요 지금 해 먹을 수 있는 종목이 한 100종목 넘게 있어요″_라덕연 대표 투자설명회 中</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6일 밤 PD수첩 <작전 : 라덕연의 주가조작>에서는 이른바 ‘투자의 신’으로 불렸던 라덕연 씨와 그 일당이 설계했던 주가조작 사건의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투자 전문가로서 방송에 출연하여 인지도를 높인 라덕연 씨는 2019년 경,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며 투자자들에게 손실 없는 확실한 수익을 약속했다. 라덕연 씨의 전략은 특정 주식을 직접 사고팔아 가격을 조작하는 통정매매를 통해 주가를 올리는 것이었다. 이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으로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이 방식을 통해 라덕연 씨가 투자한 8개의 종목은 특별한 호재 없이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에너지 업체인 삼천리 주가는 3년 동안 10배 상승했으며, 항만하역 전문업체인 선광의 주가도 같은 기간 무려 17배 상승했다.
라덕연 씨 측의 운영 자금은 약 1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투자금을 수십억 원씩 내는 고액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고액 투자자 중에는 가수 임창정 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라덕연 씨는 임창정 씨에게 50억 원을 투자했지만, 임창정 씨는 받은 50억 원 중 30억 원을 다시 라덕연 씨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라덕연 씨는 1조 원의 운용 자금을 기념하여 ′조조파티′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가수 임창정 씨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자들이 참석했다. 임창정 씨는 라덕연 씨를 실력자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임창정 씨 측은 추후 자신도 피해자라 주장하며, 라덕연 씨를 ′종교′로 칭한 발언에 대해서는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덕연 씨는 투자자의 명의로 매매 전용 휴대전화를 개통하여 증권 계좌를 개설하고서는 이 전화를 가져갔다. 심지어 투자자들에게 계좌 비밀번호도 공유하지 않고 직접 운영했다. 그들은 이러한 불법적이고 부정한 매매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며, 투자 수익금의 절반은 수수료로서 라덕연 씨에게 돌아갔다. 증권 전문가인 염승환(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씨는 이런 거래방식을 두고 ″본인 계좌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사실상 차명 거래인데... 이 과정이 불법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라고 꼬집었다.
지난 4월 24일, 그들이 관리하던 종목들은 갑작스럽게 하한가를 기록하고 4일 연속으로 주가는 대폭 하락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투자자는 약 천 명 정도이며, 이 중 대부분은 자신의 투자금이 신용 거래나 CFD(차액결제거래) 거래에 이용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견 기업의 대표였던 유정희(가명) 씨는 CFD 거래로 인해 상환해야 할 빚만 78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원금을 포함한 손실액은 168억 원에 이르렀다.
그런데 폭락 사태 직전 주식을 매도하여 큰 수익을 거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주가 조작이 이루어진 기업의 대주주들이었다. 대성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김영훈 회장은 보유했던 서울가스 주식 47만주를 4차례에 걸쳐 매도하여 1,600억 원의 이익을 얻었고, 서울가스의 김영민 회장은 4월 17일에 서울가스 10만주를 팔아 456억 원을 현금화했다. 또한 다우키움그룹의 김익래 회장은 폭락 나흘 전에 다우데이타의 지분 중 3%를 매도해 약 605억 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투자자들은 그들이 ‘세력’의 존재를 모르지 않았을 거란 의혹을 제기했지만, 대주주 측에서는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라덕연 씨의 행각은 어떻게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던 걸까?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책임이 없는 것일까? 금융당국의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