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해수욕장에도 경찰 배치하나" '참사 혐의' 부인한 전 서울청장

입력 | 2024-03-11 15:46   수정 | 2024-03-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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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지역에 핼러윈 인파가 몰려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적절한 경찰력 배치 등 지휘감독 조처를 부실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오늘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전 청장 측은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으로 무죄를 주장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김 전 청장의 변호인은 ″사고로 큰 인명 손실이 있었고, 피고인이 청장이었다는 것만으로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광호/전 서울경찰청장]
″<아직도 무죄 주장하십니까?> 성실하게 재판받겠습니다. <대비 미흡했다는 지적이 결과론적이라는 변호인 말씀이… 혐의 인정하시는 겁니까?> 변호사가 말씀하신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김 전 청장 측은 크리스마스나 여름철 해수욕장 등을 거론하며 ′인파가 몰린다고 해서 경찰이 사전에 인력을 투입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핼러윈 행사에 무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압사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조처를 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결과론적″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김 전 청장은 다중인파 운집에 관한 보고 4건을 받았고, 참사 전날과 당일에도 경비 인력 부족과 인파 운집에 관한 사실을 보고받았기 때문에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다″며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임익철/참사 유가족]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 참사에서 그 어떤 사과와 반성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후안무치하게 오히려 유가족이 아닌 가해자, 책임자를 격려하고 두둔하는 패륜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사법적 정의″라며 ″준엄한 심판으로 무고한 젊은이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청장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했고, 15명의 위원들이 9대 6의 의견으로 기소를 권고해 검찰이 수용한 바 있습니다.

김 전 청장 등 서울경찰청 지휘부에 대한 공판은 다음 달 22일 오후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