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고은상

'발췌본' 틀자 "짜깁기" 반발‥판사 "전체 다 틀어라"

입력 | 2024-09-10 12:04   수정 | 2024-09-1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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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중앙지법 형사 33부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공판.

검찰은 이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인 김진성 씨와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간의 녹취를 틀었습니다.

검찰이 위증교사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로 보고 있는 음성 녹취였는데, 발췌본이었습니다.

이 녹음은 이재명 대표가 김 씨에게 ″시장님 모시던 입장에서 전체적으로 한번 얘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생각을 되살려 봐달라″ ″지나간 얘기니까 기억을 되살려서 있는 대로 말씀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자 김동현 부장판사는 ″검찰에서 녹음파일을 지금 부분부분 제시했는데 한번 틀어보자″며 ″10분이면 되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검찰은 ″30분″이라고 답했는데 재판장은 ″녹음 파일이 4개라고 하는데 쭉 틀어주고 소리를 키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앞서 부분 발췌된 녹취가 재생된 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검사가 말한 내용은 녹취록을 부분 발췌한 것으로 공소사실에 문제가 많다″ ″과연 이렇게까지 검사가 짜깁기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녹취를 들어보면 혐의가 너무 명백하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과 변호인 측의 주장이 엇갈리자 재판장이 녹음파일 전체를 직접 듣고 판단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02년 KBS PD와 취재를 하다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50만 원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 뒤 지난 2018년 경기지사 후보 초청 방송토론회에서 이 대표는 이 사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말했다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가 증인으로 나온 김진성 씨에게 전화로 위증 교사를 했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의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의 최후 진술이 이어진 뒤 검찰의 구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며, 1심 선고는 11월 중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