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명진

금기행동? 세리머니?…'빠던'이 뭐길래

입력 | 2020-05-07 20:47   수정 | 2020-05-0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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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 팬들은 특히 방망이를 던지는 ′배트플립′에 유독 열광하는 모습인데요.

우리에게 익숙한 배트 던지기, 이른바 ′빠던′을 왜 이렇게 주목하는 건지, 이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우리 프로야구에선 홈런을 친 타자들의 세리머니로 받아들여지는 ′배트플립′.

지금 미국에서는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배트 플립을 보기 위해 KBO리그를 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홈런을 치고 방망이를 역동적으로 내던지는 배트 플립.

던지는 방식도‥ 날아가는 모습도 가지각색.

현역 선수 중 전준우가 화려하기로 유명한데‥

심지어 홈런이 아닌데도 배트플립을 했다가 외신에 소개된 적도 있습니다.

[전준우/롯데]
″배트플립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고 이게 저도 모르게 나오는 행동이라서… (팀 외국 선수들이) 우스갯소리로 배트플립 잘한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메이저리그에도 배트 플립이 나오긴 합니다.

하지만 투수를 자극하는 행동으로 여겨, 해를 넘겨 보복행위를 할 정도로 인식이 다릅니다.

[이대호/롯데]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저도 피해를 보겠지만 다른 선수들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배트플립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금기 행동이 KBO리그에선 세리머니로 통한다는 게 그들에겐 놀라움입니다.

볼수록 흥미롭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ESPN은 4년 전 한국의 ′배트 던지기 문화′를 탐사 취재해 미국에 소개한 적도 있고‥

이번 미국 생중계에서도 개막전부터 배트 플립에 유독 집착했습니다.

[ESPN 캐스터]
″올해 첫 ′배트플립′입니다.″

그저 타격 과정의 마무리 동작으로 인식해 굳이 묻거나 따지지 않았던 우리의 배트 던지기.

하지만 국내에서도 처음부터 쉽게 용인됐던 건 아닙니다.

[이강철/kt 감독]
″치고 나서 이렇게 제스쳐 취하는 건 지금 양준혁 위원… 신인 때 그랬기 때문에… 저쪽 고참들이랑 이렇게 자꾸 와서 ′얘가 어리고 그러니까 잘 모르고 그런 거니까 이해해주라′…″

메이저리그도 서서히 바뀌는 분위기입니다.

배트 플립을 시도하는 선수가 늘고 있고‥

이 동작을 금기시하는 불문율이 흥행을 막는 요소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 온 선수들의 반응이 더 확실합니다.

[로맥/SK]
″데뷔 시즌 땐 배트플립 기술이 별로였는데 점점 실력이 느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나올 거로 생각하고 실제 그런 분위기입니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누군가에겐 일탈처럼 희열을 안기는 ′배트 플립′.

KBO리그에 대한 관심을 넘어 그 안의 문화까지 역수출되는 분위기가 흥미와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명진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이상용 / 영상편집: 조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