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종욱

'재산세' 세금 폭탄? 징벌적 과세?…따져 보니

입력 | 2020-07-22 20:13   수정 | 2020-07-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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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올해 재산세 고지서를 받아 보고 ′세금이 너무 늘었다.′는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집이 한 채인 분들을 중심으로, 집 값이 올랐다고 당장 이득보는 것도 없는데 ′세금만 올랐다′ 이런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재산세가 얼마나 올랐는지 ′세금 폭탄′이라는 표현이 맞는 건지, 박종욱 기자가 따져 봤습니다.

◀ 리포트 ▶

전용면적 120제곱미터인 서울 도곡동의 한 아파트.

공시가격이 14억원에서 20억으로 오르면서, 올해 내야 할 재산세는 두 차례를 합쳐 362만원.

지난해보다 80만원 넘게 늘었고, 3년 전에 비하면 150만원 더 내야합니다.

[도곡동 A아파트 거주자]
″평생 직장생활 해서 30평대 집 한 채밖에 없는데, 매년 30%씩 올리니 정말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올해 서울에서 주택 재산세가 고지된 360만 가구 중, 16%인 57만 가구는 재산세가 상한선인 30%까지 올랐습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세금 폭탄이다, 충격적 증세다..라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산세율은 0.1%에서 최대 0.4%로, 10년 넘게 그대롭니다.

오른 건 집값과 공시지가.

그런데 공시가율은 지난 1년간 0.9%포인트 오른 데 그쳐, 재산세가 크게 늘었다는 건 그만큼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의미가 됩니다.

앞서 예로 든 도곡동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실거래가는 2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억 이상, 3년 전에 비하면 두배로 뛰었습니다.

3년간 늘어난 재산세 150만원은 부담이지만, 집값이 14억원 넘게 오른 걸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단 겁니다.

재산세 상승이 서울, 특히 강남에 집중된 점도 고려할 부분입니다.

올해 공시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서울, 대전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평균을 밑돌고, 충청도와 경상도, 제주도 등은 오히려 떨어져 재산세가 줄었습니다.

서울에서도 강남 지역만 공시가 상승률이 20%를 웃돌 뿐, 대부분 지역은 10%가 안 됐습니다.

실제 시세 15억원 이하의 아파트의 경우 재산세 인상분은 20~40만원 수준이어서, 세금 폭탄으로 보는 건 무리란 지적입니다.

[남기업/토지+자유연구소장]
″(′세금 폭탄′ 프레임은) 고가 주택,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주택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거죠. 그런 사람들의 불만을 지나치게 과잉 대표하는 게 아니냐.″

연말에 부과될 종부세와 맞물려 조세저항 움직임도 나타나는 가운데, 우리 나라의 보유세 부담은 OECD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보유세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MBC뉴스 박종욱입니다.

(영상취재: 이창순 영상편집: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