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허현호

초당 1,800톤 방류…'바다가 된 터전' 피해 키웠나

입력 | 2020-08-08 20:05   수정 | 2020-08-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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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섬진강 유역에선 제방이 무너진 남원 말고도 다른 인접 지역에서도 피해가 컸습니다.

주민들은 섬진강 댐이 갑자기 방류량을 늘리면서 피해가 급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컸던 건지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섬진강댐 바로 아래쪽인 임실 덕치면의 마을 3개가 섬으로 변했습니다.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가 불어난 물에 사라지면서 마을 주민들은 고립돼 버렸습니다.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순창 외이마을은 완전히 물에 잠겨 지붕만 간신히 물 밖으로 드러냈습니다.

축사도 밀려든 물살에 소 수십 마리가 머리만 밖으로 내민 채 발버둥을 치고, 일순간 보금자리까지 잃은 팔순 노인은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임병례/주민]
″처음이야. 몇백 년 됐는가 몰라. 이렇게 물 안 타. 생전 물 안 타는데 그러니까 여태까지 집 짓고 살았지.″

전남 지역인 곡성과 구례에도 주택과 농경지 침수가 이어졌습니다.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비 피해가 집중된 건데, 주민들은 섬진댐에서 갑자기 방류량을 늘린 탓 아니냐고 원망합니다.

[문경섭/임실군 덕치면]
″비상 배수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물 안 보내고 있다가 일방적으로 어마어마하게 풀어버리면…″

새벽 6시쯤 댐수위가 계획홍수위에 접근하면서 방류를 시작한 섬진강댐이 내보낸 물은 초당 6백 톤 수준.

정오 무렵엔 예고 없이 방류량을 늘려 3배 가까운 초당 1800톤으로 불어나면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영산강통제소 측은 당초 예측을 훌쩍 뛰어넘은 500밀리미터의 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영산강홍수통제소 관계자]
″방류량 늘리는 건 수자원공사 쪽에서 결정하는 거죠. 기상정보를 기초로 해서 방류량을 계획하고 운영을 하는데 예측했던 것보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가지고…″

다행히 주민 대부분이 방류가 시작되기 전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의 착잡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기록적인 물폭탄에 갑작스런 방류량 확대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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