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훈칠

'표정의 마술사' 이보근 "진심도 기억해 주세요"

입력 | 2020-09-17 21:08   수정 | 2020-09-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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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실력 못지않은 생생한 표정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선수가 있습니다.

KT의 프로 16년차 이보근 선수인데요.

표정에서 드러나는 진심도 기억해달라는군요.

전훈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올해의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아! 잡았어요!!″

황재균의 거짓말 같은 수비에…

생생하게 반응했던 이 표정.

[이보근/KT]
″혹시 (타구가) 안으로 들어오려나 고개를 꺾고 보고 있는데, 순간 사랑에 빠졌거든요. 재균이한테. 그걸 잡는 순간.″
″(내가 봐도) 못 생겼다. 만들어낼 수 없는 리얼한 표정인 것 같아요.″

이 장면은 이보근의 통산 500경기 출장을 기념하는 티셔츠로 부활했습니다.

특유의 표정은 10년 전에도 이미 유명했습니다.

내야에서의 긴박한 상황 속에 시시각각 보여진 변화무쌍한 표정은 당시 팬들에게도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이보근/KT]
″굉장히 젊네요. 어떻게든 팬들이 기억해주신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저는.″

그래도 표정만 기억하기엔 꽤 묵직하게 KBO리그에서 버텨왔습니다.

[지난 2005년 현대 시절]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19살 이보근 선수입니다. 신체적인 조건은 상당히 좋습니다.″

넥센과 키움에서 철벽 계투진으로 활약했고…

2016년에는 홀드왕도 차지했습니다.

[이보근(2016년 시상식)]
″이런 시상식은 저와 맞지 않는 다른 세상 사람들 얘기 같았는데, 제가 와서 받으니까 참 영광스러운 것 같습니다.″

불펜 투수로 16년 동안 쌓은 500경기.

늘 주목받은 건 아니지만 자부심은 있습니다.

[이보근/KT]
″(불펜 투수는) 안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더 돋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그 박빙의 순간에 마운드에 있는 즐거움이 또 있거든요.″

500경기를 돌아볼 때마다 아내가 떠오릅니다.

[이보근/KT]
″와이프를 처음 만났을 때가 프로 통산 50경기 나갔을 때 처음 만났어요. 만나고부터 450경기를 더 나갔거든요. 자기 하고 싶은 삶도 포기하고 내조만 하고 있는데 너무 고맙고… (네 살) 딸이 초등학교 갈 때까지만 야구해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최선 다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긴 해서 노력해보려고요.″

남은 목표는 팀의 첫 가을야구.

표정 아닌 진심으로도 기억되고 싶습니다.

[이보근/KT]
″야구를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KT를 위해 헌신하는 좋은 선수였다고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MBC 뉴스 전훈칠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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