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명아

[단독] '꿈과 희망 준 대한민국 체육인'에…정유라·조재범·왕기춘?

입력 | 2020-10-14 20:07   수정 | 2020-10-1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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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한 체육회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서 1억원의 예산을 들여 발간할 예정인 ′대한민국 체육 인명 사전′입니다.

체육인들의 이름과 업적을 기억 하겠다는 취지로 만드는 건데요.

저희가 초안을 입수해서 살펴 봤더니, 상습 성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왕기춘.

심지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입시 비리가 드러난 정유라까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인사 상당수가 기록돼 있었습니다.

조명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조재범 (2018년 6월)]
″죄송합니다. 판사님께 성실히 조사받았습니다.″

미성년자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된 유도선수 출신 왕기춘.

각각 빙상연맹과 대한유도회로부터 영구 제명돼 앞으로 관련 활동은 일체 불가능합니다.

대한체육회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예산 1억원을 들여 제작한, <대한민국 체육인명사전> 초안입니다.

″대한민국 체육 100년사에 기억될 체육인 9,300여 명을 수록했다″고 돼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전에 조재범이 올라있습니다.

분야와 생년월일,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코치 경력이 기록된 겁니다.

왕기춘 역시 마찬가지.

베이징올림픽 은메달, 세계선수권대회 1위 등 선수 시절 업적만 5개가 기록됐고 훈·포장 경력까지 기재됐습니다.

둘 다 범죄사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황당한 경우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 대학입시 비리가 드러나 입학 취소는 물론 승마선수 자격까지 영구 박탈당한 정유라.

[정유라 (2017년 5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하나도 모르는데 일단 저는 좀 억울합니다.″

역시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경력이 함께 등재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트라이애슬론 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가한 혐의로 기소된 장윤정, 후배를 폭행해 벌금형과 함께 10년 간 자격정지 결정을 받은 역도선수 출신 사재혁, 3차례 음주운전 파문으로 프로야구 복귀를 포기한 강정호도 적혀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전에 등재된 인물 가운데 체육회의 징계기록이 확인된 체육인만 240명, 이 중에는 폭력과 성폭력, 금품 비위 등 형사범죄자도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도종환/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성폭력이라든가 금품 수수라든가 도핑이라든가 또는 입시비리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해서도 등재를 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들의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기재하든지…″

인명사전에는 또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사장을 지냈던 최린 등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친일 인사 34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한체육회 측은 ″아직 정식 발간 이전인 만큼 문제가 제기된 인물들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양동암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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