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남호

'유일무이' 디지털 파일?…'이세돌 기보' 2억 5천만 낙찰

입력 | 2021-05-18 20:38   수정 | 2021-05-1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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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유일하게 승리한 바둑이죠.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네 번째 대국을 담은 디지털 파일이 경매에 부쳐졌는데, 오늘 2억 5천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바둑 한 판을 담은 디지털 파일이 왜 이렇게 비싸게 팔린 건지, 이남호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5년 전.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3연패 끝에 처음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78번째 수가 신의 한 수였습니다.

인간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이긴 마지막이자 유일한 대국.

이세돌 9단은 자기가 둔 그 바둑 기보를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 경매에 부쳤습니다.

오늘 경매가 끝났는데, 60이더리움에 낙찰됐습니다.

오늘 시세 기준으로 2억 5천만 원입니다.

기보 파일로 만들 때 쓰인 기술은 NFT입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디지털 파일은 무한정 복제가 가능합니다.

복사본과 원본을 구별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희소가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파일에 위변조와 복제가 불가능한 꼬리표를 붙입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지털 파일을 만드는 겁니다.

오늘 낙찰된 파일은 이세돌 9단이 직접 인정한 유일한 기보인 셈입니다.

낙찰받은 사람은 MBC와 통화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IT업계 종사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이세돌의 기보에 의미를 둔 게 아니라, 가상화폐의 미래에 투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세돌 디지털 기보 구매자]
″사람들이 (제가) 투자한 것에 대해서 볼 거 아니에요? ′이세돌 9단이 내놓은 NFT가 2억 5천만 원에 낙찰됐다.′ 제가 암호화폐 자산들도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더 많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쓰고…″

NFT 투자 열풍은 거셉니다.

지난 3월에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국의 디지털 예술가 비플의 작품이 무려 785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선수 카드도 이제 동영상 파일로 NFT를 달고 나오는데, 한 장에 최고 2억 3천만 원에 팔린 적도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새로운 예술품 거래 시장이라고 반기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투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해도, 원본과 사본에 차이가 없는 디지털 파일이 이렇게 비싼 건, 거품이라는 겁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NFT라고 하는 것은 그냥 전자적인 등기권리증 같은 건데 디지털 파일이라는 것 자체가 복제가 쉬워서 희소성이 없거든요. 작품의 가치에 비해서 너무 고가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를 넘어 예술작품까지 뻗어나간 블록체인 기술.

이 투기 열풍이 거품인지 아닌지는 아직 논란의 영역입니다.

MBC 뉴스 이남호입니다.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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