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정인

파국은 면했지만 곳곳이 지뢰밭

입력 | 2022-01-07 19:55   수정 | 2022-01-0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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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포옹하는 장면을 처음 보는 게 아니다 보니 이번 봉합이 완전한 갈등의 해소라고 단정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응급 수술은 끝났지만 과연, 이 봉합 부위가 그대로 잘 아물 수 있을지 국민의힘 담당하는 김정인 기자와 진단해 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제 이준석 대표가 의원 총회에 들어갈 때만 해도 이미 사퇴 결의 안이 작성돼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 마지막에 화해하고 박수로 끝났어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 기자 ▶

네, 이준석 대표의 연설 직후 의총이 또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이때만 해도 분위기는 여전히 나빴습니다.

″대표가 왜 내부총질을 계속 하느냐″ ″오늘 발언도 진정성이 안 보인다″는 성토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후 윤석열 후보가 의총장에 찾아와 원팀을 강조하자, 결국 의원들도 후보 뜻을 따르기로 한 겁니다.

박수영 의원 얘기 들어보시죠.

[박수영/국민의힘 의원(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즉각 사퇴해야 된다고 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거든요. 후보께서 안고 가겠다, 품고 가겠다. 이렇게 포용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하니 후보의 뜻을 그래도 따라주는 게 낫지 않겠느냐 하는 쪽으로 여론이 움직인 겁니다.″

윤 후보 입장에선 김종인 위원장까지 해촉하며 선대위 해산이란 극단적 조치를 취했고, 특히 청년표심을 되찾겠다고 강조한 상황인데 만약 이 대표와의 갈등을 계속 방치한다면 판세 역전이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확전을 막아야 한다.

이렇게 판단한 걸로 봐야 합니다.

◀ 앵커 ▶

이 대표도 태도가 강경했는데 태도를 바꾼 거죠.

충돌로 끝장나선 안 된다.. 이렇게 판단을 했겠죠?

◀ 기자 ▶

그렇습니다.

본인은 ′내 진정성을 좀 인정해달라′고 강하게 외쳤지만, 절대 다수가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계속 자신의 요구만 고집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대표 자체가 대선레이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초유의 항의 앞에서 정말 선거에서 져버린다면 후보와 당만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생명 자체가 자칫 끝나버릴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후보, 어제 연설하면서 목소리도 떨렸고, 당 대표 된 이래 최대의 위기였을 텐데, 이 불신과 감정의 골을 앞으로 어떻게 털어내느냐가 큰 과제일 겁니다.

◀ 앵커 ▶

이게 갈등이 해소된 게 아니라 덮었다..이렇게 보는 게 맞을 거 같은데요.

그래서 불안정한 거죠?

◀ 기자 ▶

이른바 윤핵관과 이 대표의 주도권 다툼이 변숩니다.

2030에 집중하자는데는 일치하지만, 세부전략이나, 선대본부 인선을 놓고 언제든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대표의 거침없는 발언 스타일을 보면 실제로 불씨는 남아 있습니다.

오늘 라디오에서 한 발언에서도 이런 점이 보이는데, 잠깐 들어보시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선대위 개편 정도 이야기를 당대표가 못한다면 당대표는 무슨 말을 해야 한다는 겁니까? 가서 찬양만 해야 한다는 겁니까? 진짜 요즘 저희 당을 대표해서 말하는 패널들 시답지 않고 하는 소리 하고 있는 분들 많던데..″

무엇보다 핵심 변수는 지지율일 겁니다.

불을 끄기 위해 일단 갈등을 덮었지만, 만약 지지율이 다시 반등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을 놓고 양측이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 앵커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정치팀 김정인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김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