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구민

"장애인 단체 약점 계속 찾아라"‥서울교통공사 내부 문건 논란

입력 | 2022-03-17 20:22   수정 | 2022-03-1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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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면서 장애인 단체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고 있죠.

그런데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서 장애인 단체를 적으로 규정하고, 여론전의 전략을 담은 문건을 만든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사 측은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명 했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공식사과했습니다.

손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붐비는 출근 시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지하철에 탑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장애인들의 이동할 권리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를 보장할 것을‥″

장애인 단체는 대중교통 관련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작년 연말부터 최근까지 스무번 넘게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번 시위에 대응하는 전략이라며,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직원이 만든 문건입니다.

제목은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지피지기 백전불태′ 시작부터 장애인 단체를 싸워 이겨야할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여론전 승부는 디테일이 가른다′, ′우리 실점은 최소화, 상대 실점은 모니터링하며 확인이 필요하다′ 고 분석합니다.

문건에는 또 ′공사가 잡아낸 장애인단체측 실수′라며, 장애인 단체가 휠체어 바퀴를 열차와 승강장 틈 사이에 끼워넣은 사진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단체측이 고의로 열차 운행을 방해한 것을 ′자연스럽게 알렸다′고 써있습니다.

실제로 공사측은 이 사진을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25페이지 짜리 이 문건은 최근 공사 내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한명희/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직실장]
″(장애인들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바라봐 왔는가를 저는 그 민낯을 드러냈다라고 생각이 되고요.″

서울교통공사는 ″개인의 일탈이고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직원의 미숙함은 곧 공사의 미숙함″이라며 공식 사과문을 내고,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했습니다.

장애인 연대측은 인권위에 진정을 넣고 문건 작성자에 대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우/영상취재: 위동원·강재훈/그래픽: 이미예·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