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준홍

[알고보니] '20대에 주거 사다리'‥가능한가?

입력 | 2022-06-22 20:19   수정 | 2022-06-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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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최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됐습니다.

그 안엔 생애 최초로 주택을 사는 사람들, 특히 청년층에게 부동산 대출 규제 문턱을 낮추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내용 다룬 기사를 보면요,

′20대 혹은 20대 맞벌이가 6억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20대가 30대 보다 1억이나 대출 더 받는다는 식으로 젊은 층이 대출받아 집 사기 쉬워진다는 식으로 설명하는데, 과연 이게 사실일지 확인해봤습니다.

20대도 집 살 때 6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경우.

′이론적′으론 가능합니다.

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입은 최대 6억 원까지 대출 한도를 늘려준데다 경제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20대, 30대의 경우 현재 소득이 아니라 앞으로 얻을 소득, 즉 ′장래소득′을 기준으로 상환능력을 평가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20대 초반은 앞으로 30년 동안 벌어들일 소득을 감안해 현재 소득의 약 1.5배, 30대 초반의 경우 현재 소득의 약 1.2배를 장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간주해 대출 여력이 늘어납니다.

이에 따라 20대의 경우 혼자나 맞벌이로 연 5천7백만 원을 벌면 6억 대출이 가능해집니다.

관건은 수혜자인 청년층의 ′현실′입니다.

20대 초반의 평균 연봉은 2천8백만 원.

5천7백만 원은 40대 후반의 평균 연봉 수준입니다.

맞벌이를 해도 20대에겐 쉽지 않은 조건입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4, 여자는 31.1세로, 결혼도 하기 전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찌해서 대출 받는다고 해도 어떻게 갚을지 난관입니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월수입 250만 원인 만 24살 무주택자가 3.5%의 금리로 최대 3억 3천7백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경우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60%인 152만 원에 달합니다.

대출 갚고 나면 생활비로는 월 98만 원만 남는다는 얘기입니다.

이마저도 3%대 금리일 경우 얘기지, 금리상승으로 중간에 이자율이 7%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월 상환액은 220만 원, 소득의 80% 넘게를 빚 갚는데 써야 합니다.

[시중은행 관계자]
″사업자들, 자영업자들 같은 경우는 (장래소득이) 적용이 안 되는 부분도 있고요. (기존에도) 젊은 분들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하더라도 실제로 혜택을 보기가 힘들었죠.″

결국 연봉 3천만 원도 안되는 청년이 6억 대출이 가능한 경우는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가 됩니다.

대출이 얼마나 많이 되는지를 앞세운 보도와 금융위의 발표에서 공통적으로 빠진 내용이 뭘까요.

바로 이들이 매달 얼마씩 갚아야 하는지 입니다.

알고보니 전준홍입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자료조사 : 권혜인, 박호수 / 연출 : 정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