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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배상' 판결까지 21년 걸렸는데‥앞으로도 또 '험난'
입력 | 2023-03-06 20:06 수정 | 2023-03-0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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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는 판결을 받는데에는 2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내놓은 해법의 내용대로라면, 앞으로 배상 진행과정에서도 반발과 갈등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남은 법적 쟁점들, 정상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열 다섯 나이에 일본제철소에 끌려갔던 이춘식 할아버지는, 지난 2018년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1997년 일본 법원에서 첫 소송을 낸 뒤 무려 21년이나 걸렸습니다.
함께 싸움을 시작했던 동료 세 명은,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일본 법원은 3심 내내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다 끝난 일″이란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우리 법원 문을 두드렸지만, 1심과 2심은 일본 법원과 같은 논리를 내밀었습니다.
일본 눈치를 본 박근혜 정부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정부 눈치를 본 양승태 사법부가, 이 사건 결론을 미루기로 거래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지난 2018년 6월)]
″재판을 무슨 흥정거리로 삼아서 거래를 하고 그런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일본에서 3심, 한국에서 3심에 이어, 파기 환송심과 다시 대법원까지‥
8번의 재판 끝에 대법원은 ″일본 기업들의 강제동원은 불법적인 전쟁범죄″라고 못박고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4년이 지나도록 일본 기업들은 이 판결 자체를 무시해 왔습니다.
정부의 이번 합의안 대로면 배상은 문제 없이 마무리되는 걸까?
앞으로 전망도 결코 순탄치 않습니다.
외교부는 법적검토를 거쳤다고 밝혔는데, ″제3자가 대신 손해배상을 할 수 있다″고 한 민법 조항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허락할 때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임재성 변호사/강제동원 배상 소송 대리인단]
″한국 정부의 해법안에 대해서 피해자들이 동의하느냐, 반대하느냐 사실 그게 중요한 쟁점이겠죠.″
일부 피해자가 배상을 받아들인다 해도, 이미 상당수는 거부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정부는 당사자가 거부하면 배상금을 공탁, 즉, 법원에 맡겨둘 방침인데, 피해자들은 이조차 ″2차 가해″라며 무효소송으로 맞서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강제동원 소송은 약 70건, 피해자와 유족 등 원고는 1천명이 넘습니다.
판결이 확정될 때마다 당사자가 정부 재단의 배상금 대납에 동의할지 여부를 두고 갈등과 반발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편집 :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