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유서영

[단독] '지옥같은' 그룹홈‥"때리고, 가두고, 정신병원 강제입원"

입력 | 2023-03-20 20:18   수정 | 2023-03-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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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런저런 사정으로 가정에서 돌볼 수 없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7명 이내, 소규모로 보호하는 곳을 ′아동 그룹홈′이라고 부릅니다.

경기도의 한 그룹홈을 운영하는 원장이 2년째 아이들을 학대하고 정신병원에 강제입원까지 시켰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 중입니다.

먼저 유서영 기자의 단독 보도부터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마당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인기척마저 끊긴 2층짜리 주택.

집에서 살기 어려운 미성년자들이 관리인의 보호를 받으며 몇 명씩 모여 지내는 경기도의 한 ′그룹홈′입니다.

작년부터 문을 닫았습니다.

2년 전, 이 곳 원장인 목사 성 모 씨와 아들이 아이들을 상습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원장에게서 수시로 폭언을 듣고, 나무 안마봉이나 신발로 맞았다고 합니다.

[피해 아동 A - 피해 아동 B]
″등 전체에 아예 피 터진 적도 있고 머리 맞은 적도 있었어요.″
<때릴 때 뭐라고 하고 때렸는지?>
″′마귀야 떠나라′ 이런 식으로‥참다가 참다가 한번 사이비 (종교)냐고 물어봤는데 더 화를 내서 더 맞았어요.″

′오리걸음′이나 ′엎드려 뻗쳐′로 불리는 체벌은 물론, 심장 수술을 받은 아이에게 ′찬물 샤워′까지 시켰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피해 아동 B]
″청색증하고 호흡곤란이 계속 와가지고 OO이(다른 피해 아동)가 원장님한테 말했는데 원장님은 ′그거 쇼′라고 그냥 ′자작극′이라고‥″

감금 피해를 목격했다는 신고도 있습니다.

″어둡거나 좁은 데 갇혀 있는 걸 가장 무서워 한다는 아이에게 3시간이나 창고에 가둬두는 벌을 주기도 했다″는 겁니다.

아이들은 왜 이런 일을 당했을까.

휴대폰을 몰래 갖고 있다 걸리거나, 늦게 귀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성 씨는 중고생 2명을 정신병원에 길게는 6개월간 입원시켰습니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강제 입원′이란 게 다른 아이들의 증언입니다.

′환청이 들린다′는 말을 하라는 성 씨의 요구를 듣지 않으면, 폭행을 각오해야 했다는 겁니다.

성 씨의 아들은 ′체한 것을 낫게 해주겠다″며 아이들에게 침을 놓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대체의학′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피해 아동 C]
″(아들이) 한의학 공부를 병행하면서 시설 선생님으로 들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이제 저희한테도 한의학 시술을 많이 해줬죠.″

성 씨 측은 시술 자체는 인정했지만, ′위험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다른 가혹 행위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성 씨]
<아예 때리신 적이 없다(고요?)>
″없어요.″
<혼내신 적도 없으세요?>
″그렇게 하지도 않았고요. 저 늙었어요. 저 칠십이 다 된 노인이고요.″

경찰은 원장 성 씨와 아들을 아동 학대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이관호 / 영상편집 :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