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슬기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로봇 지휘자‥"지휘 동작 퍼포머"

입력 | 2023-06-26 20:52   수정 | 2023-06-26 22:0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음식점 서빙부터 수술 보조까지.

곳곳에서 로봇들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죠.

여러 연주자와 호흡해야 하는 지휘는 어떨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로봇 지휘자가 곧 무대에 오른다고 하는데, 장슬기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청아한 가야금과 아쟁 소리.

둥둥 울리는 북소리가 초원을 달리는 말발굽 소리를 떠오르게 합니다.

연주자들의 시선이 닿은 곳은, 국내 최초로 오케스트라 지휘에 도전한 에버 6입니다.

팔과 목, 어깨에 달린 20개의 모터로 유연하고 섬세한 지휘를 선보입니다.

[최수열/국립관현악단 지휘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에버6의 지휘 동작이 굉장히 섬세하더라고요. 그거 일단 저는 되게 놀랐고...″

실제 지휘자의 몸에 약 30개의 마커를 달고 포착한 움직임을 6개월간 그대로 학습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정확한 박자감.

하지만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실수를 바로잡거나 연주자들과 상호작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서은희/해금연주자]
″쟤(에버6)는 그냥 딱 제 박자에 품기 때문에 저희는 여운이 남는데 그 여운을 못 가지고 가는 거죠.″

순서만 정해져 있는 즉흥 연주곡.

로봇에게 역할을 주기 위해 작곡된 이 곡 역시, 사람과의 협업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진 보조적인 역할 밖에 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새로운 도전 역시 예술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이번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이동욱 박사/한국생산기술연구원]
″만약에 지휘자가 필요할 때 얘가 대신 연습을 시켜줄 수 있는 그런 로봇으로 활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여미순/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예술적인 부분에서는 일단 가보는 게 저희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로봇 지휘자가 아니었으면 그런 곡(즉흥곡)을 저희가 아마 안 했을 거예요.″

외국에서는 자율적으로 연주자들에게 즉흥 지휘를 할 수 있는 AI까지 등장한 상황.

예술의 영역에서 로봇의 역할을 탐색하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