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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영
"화장실 안 가려고 물도 안 마셔"‥종일 뙤약볕에 돌아다니는 노동자들
입력 | 2023-06-27 20:02 수정 | 2023-06-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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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올여름, 벌써부터 많이 더울 거라는 예보가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이렇게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걱정이죠?
온종일 땡볕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에게 정부가 휴식 시간을 주도록 강제하고 있지만,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송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가스계량기 봅니다.″
가스검침원 김윤숙 씨가 빌라들 사이 좁은 틈새에 들어가 도시가스 계량기들을 확인합니다.
사용량을 입력한 뒤 서둘러 옆집으로 옮깁니다.
빌라 1백여 곳의 계량기 7백 개를 매일 확인해야 하는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꼬박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요즘 같은 한여름엔 그늘에 들어가도 체감 온도가 좀처럼 내려가질 않습니다.
[김윤숙/도시가스 검침원]
″쉬는 데가 여기(계단)예요. 여기가 좀 그늘이 돼 있고, 사람 눈에 안 띄어서 그냥 계단에 앉아서 잠깐‥″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날도 많지만 가벼운 옷차림을 하는 것도.
[김윤숙/도시가스 검침원]
″후미진 데 가면 거미줄하고 벌레들이 덤비고 해가 너무 반짝하면 살이 아파요. 그래서 긴 팔을 안 입으면 그 안에 토시 같은 거 있죠, 그걸 항상 착용해요.″
물 한 잔 마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김윤숙/도시가스 검침원]
″물 먹으면 화장실 갈 데가 여의치 않아서 물을 좀 참는 편이에요.″
폭염이 심하면 관리자로부터 ′쉬면서 일하라′는 문자가 오기도 하지만 업무 할당량은 그대로여서 맘 놓고 숨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행법은 사업주에게 더위에 노출되는 작업 환경의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스검침원이나 배달노동자 같은 이동노동자들에게 폭염 속 ′쉴 권리′는 남의 얘기입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이동노동자 쉼터.
시내 5곳이 있지만 이용률은 높지 않습니다.
오늘도 서울 최고기온이 30도에 달했지만, 마포의 한 쉼터에 가보니 이용자는 두 어명 뿐입니다.
[김정훈/배달플랫폼노조 배민분과장]
″배달하는 데 근처에 쉼터들이 있는 게 아니라서 이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거죠. 이동하려면 30~40분씩 걸리거든요.″
지난 5년간 여름철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 근로자는 152명, 이 중 23명이 숨졌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 전승현 /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