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이후 사퇴 요구가 이어졌던 축구대표팀의 클린스만 감독이 결국 취임 1년 만에 경질이 됐습니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은 건데요.
동반 사퇴 요구를 받았던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대표팀을 다시 정비하는 데 노력하겠다면서 당장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손장훈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축구협회와 대표팀을 향한 거센 비판 속에 정몽규 회장이 열흘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협회 수뇌부는 2시간 반 동안의 회의 끝에 결국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정몽규/대한축구협회장]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 자택에서 경질을 통보받은 클린스만 감독은 정 회장의 기자회견 직전, 자신의 SNS를 통해 ″아시안컵 4강전 전까지 지난 1년 동안 엄청난 여정이었다″는 작별 인사말을 남겼고 협회와의 전화 통화에선 ″이런 일은 익숙하다며 추후 변호사를 통해 연락하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2월, 수많은 우려에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은 그동안 전술 부재와 잦은 해외 출장으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역대 최고 멤버들을 데리고도 잇따른 졸전으로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고 선수단 갈등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지도력에도 타격을 입으면서 계약기간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쫓겨나는 신세가 됐습니다.
클린스만 감독과 동반 사퇴론이 일었던 정몽규 회장은 종합적인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서도 그 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습니다.
[정몽규/대한축구협회장]
″<잘못된 선임으로 한국 축구는 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고, 그동안 여러 시스템도 붕괴된 상태인데, 책임은 어떻게 지실 건가요?> 평가는 앞으로 조금 더 자세히 해서 거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또 클린스만 감독 선임은 절차에 따라 진행했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건 오해라면서 내년 1월에 끝나는 축구협회장 임기와 연임 도전에 대해서도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승부조작범을 포함한 비위 축구인들을 무리하게 사면하려다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였던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실패로 다시 한번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