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5-23 21:49 수정 | 2023-05-23 21:49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초등학생 5명 중 1명은 의대 진학을 목표‥‘SKY’ 위에 ‘의대’</strong>
23일 밤 PD수첩 <의대 블랙홀>에서는 의대 광풍과 의사 부족 현상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18년째 3,058명인 의대 정원 이슈를 두고, 의사협회와 시민단체는 꾸준히 설전을 벌이고 있다. 입시 경쟁에서 의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지방에서는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초등학생 5명 중 1명은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2023.05.02. 메가스터디교육 발표) 제작진은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성행하는 초등 의대반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에 있는 학원들을 수소문했다. 서울에 위치한 모 학원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선착순 100명의 예약이 조기 마감이 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최상위 의대 합격전략’. 실제로 학원에서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고등 수학 문제를 푼다는 등의 충격적인 내용도 접할 수 있었다. 비수도권 의대가 정원의 40%를 지역인재로 뽑는 정책으로 인해, 의대 열풍은 지방까지 번지고 있었다.
의사가 되겠다는 사람들로 가득한 입시 판과 달리, 지방은 전문의 부족으로 심각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었다. PD수첩은 전국 지방의료원 35곳의 현황을 조사했고,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는 곳은 절반도 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상남도 산청의료원은 응급실과 입원실을 갖춘 큰 규모의 의료기관이지만, 필수 의료 과목으로 꼽히는 내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내과진료가 중단되었고 이로 인해 당뇨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공공 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의 경우, 신장내과 전문의의 부재로 인해 35대의 혈액 투석기가 멈춰있다. 혈액 투석 환자인 오성희(가명) 씨에 따르면, 전문의가 있던 시절에는 투석실이 환자들로 가득 차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하는 약 80명의 환자들이 해당 시설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까운 곳에 쾌적한 시설을 갖춘 병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먼 거리의 병원까지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했다. 환자인 오성희(가명) 씨에게는 이러한 선택은 필수 사항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대한의사협희의 입장을 물었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인구 대비 의사 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출생률이 0.78 명으로 낮은 상황에서 2030년에는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3명으로 증가하여 의사 과잉이 발생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은 ″앞으로 50년 후에 의사 과잉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로 인해 지금부터 시스템이 붕괴된다고 우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는 배치할 의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며 의사협회와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늦어도 내년 4월까지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결론짓겠는 입장이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복지부의 결정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는 지적과 함께, 다음과 같은 경고를 남겼다. “의사들이 수입이 더 좋고 자기 실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고 교육환경 생활환경이 좋은 곳으로 계속해서 몰리는 현상들이 생길 겁니다. 그러면 우리 의료 시스템의 제일 약한 고리 지방 24시간 365일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응급환자 중환자 입원 환자 진료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할 겁니다 얼마 전에 대구에서 추락한 10대 환자가 치료를 못 받고 사망하는 일이 대낮에 벌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그런 일을 서울에서도 보게 될 거고, 가끔 보던 일을 더 자주 보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