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절대 못 지나칠 사람이니까‥" 사람들 울린 '의인'의 마지막

입력 | 2024-02-15 16:29   수정 | 2024-02-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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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새벽 1시쯤, 경부고속도로 천안 분기점 근처.

4톤 화물차 한 대가 갑자기 균형을 잃더니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넘어지고 맙니다.

뒤따르던 다른 차들은 사고 현장을 피해서 지나가는데, 1.5톤 트럭 한 대가 비상등을 켜더니 사고 차량 앞 갓길에 멈춰 섭니다.

트럭에서 내린 통신 설비 기사 40대 곽 모 씨는 넘어진 차량으로 다가가고, 사고 차량 운전자를 끄집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잠시 뒤 뒤에서 16톤 컨테이너 운송 화물차가 빠르게 다가오더니 넘어진 사고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차 안에 있던 운전자와 곽 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16톤 화물차 운전자도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곽 씨는 당시 밤늦게까지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초등학생 딸의 졸업식에 가기 위해 한 주 내내 집에도 오지 못한 채 연장 근무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늘 바쁘게 일하면서도 가족들을 각별히 챙겼다는 곽 씨.

고인의 아내는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100번도 더 생각해 봤지만, 그 시간에 그 장소를 또 지나쳤어도 그 사람은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사람이란 걸 안다″고 말했습니다.

18살 아들과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난 곽 씨의 마지막 모습이 뒤늦게 알려지자, ″왜 의인들이 세상을 먼저 떠나야 하나″, ″가슴이 먹먹하다″는 애도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출처: JTBC / 화면 제공: 송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