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건휘

휠체어로 또 막아선 지하철‥그들은 왜 월요일 아침에 나섰을까

입력 | 2021-12-20 20:25   수정 | 2021-12-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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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아침 장애인 단체가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를 멈춰 세우는 시위를 벌여서 지하철 운행이 두 시간 가량 지연됐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이럴 수밖에 없었다면서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는데요.

김건휘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아침, 서울 지하철 5호선.

출근길 승객들이 이미 모두 객차에 탔는데도, 열차는 출입문이 열린 채 멈춰섰습니다.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휠체어 바퀴를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넣고 운행을 막아 선 겁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시간대를 노린 이번 시위는 여의도역과 광화문역 등 지하철역 5곳에서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장애인들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지하철 운행은 최대 2시간 가량 지연됐습니다.

[시민]
″출근 길에는 (시위 때문에) 좀 이동이 불편한 것도 있고‥사람 많을 때는 약간 고통을 주는 것 같아요.″

장애인들은 자신들도 남들처럼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하고 싶다며, 제대로 된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동차에서 타고 내릴 때 승강장 틈으로 휠체어 바퀴가 빠지기 일쑤이고, 서울 22개 역에는 아직 엘리베이터도 없어 대중교통 이용이 너무 힘겹다는 겁니다.

[장애인단체 회원]
″탈 수 있게 해주세요. 이게 평화인가요? 장애인도 대중교통 이용할 수 있는 게 진짜 평화 아닌가요?″

지난 2001년 오이도역에서 리프트가 추락해 장애인 부부가 숨진 뒤 이명박,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여러차례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20년 넘도록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 사이 2017년 신길역에서 리프트를 타려던 장애인이 또 추락해 숨졌습니다.

[유진우 /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비장애인 분들이 이동하고 출·퇴근하고, 밥 먹고, 가고 친구들 만나는 것처럼 우리도 똑같이 만나고 싶고 출근하고 싶고 퇴근하고 싶은데‥이래서 나오게 된 거죠 길거리로‥″

장애인단체 측은 사정이 이런데도 내년도 예산에 또 다시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집 앞에서도 항의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전승현, 이상용 / 영상편집 : 조민우 / 영상출처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