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노경진

헐값 매각에 편법 증여…부의 대물림도 반칙?

입력 | 2021-04-28 06:47   수정 | 2021-04-2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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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부자들이 세금도 내지 않고 자식들에게 엄청난 부를 물려주는 일.

종종 뉴스에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익부 빈익빈, 즉 양극화도 자녀 세대로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노경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견기업 사주 A씨.

자녀들이 소유한 비상장 회사에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사들인 가격의 절반만 받았습니다.

이 이상한 거래의 결과, 자녀들은 땅값 차익으로 수백억 원을 챙겼습니다.

변칙 증여지만, 증여세는 내지 않았습니다.

A씨 본인도 땅을 손해보고 판 셈이 돼, 양도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본인도 자녀들도 모두 세금을 내지 않고, 수백억 원을 간단히 물려준 겁니다.

건설업체 대주주 B씨.

초등학생 손자에게 시행사 주식 100%를 증여했습니다.

그라고 계열사들을 총동원해 이 시행사에 아파트 분양사업을 맡겼습니다.

초등학생 손자는 순식간에 엄청난 부자가 됐지만, 역시 증여세는 내지 않았습니다.

국세청이 이번에 세무조사에 착수한 기업 사주는 대기업과 유명한 온라인 쇼핑업체를 포함해 30곳입니다.

30개 회사 사주 일가의 자산은 2015년에 비해 2019년 47%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부모의 자산이 41% 증가할 때, 자녀들의 자산은 51%나 증가했습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 속도가, 자녀 세대로 가면서 더 빨라지고 있는 겁니다.

특히 부동산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부모가 32% 증가할 때, 자녀의 부동산 자산 가치는 110%, 4년만에 2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노정석/국세청 조사국장]
″사주 자녀들은 소위 부모 찬스를 통해 재산증식 기회를 독점하며 최근 5년간 1조원이 넘는 재산이 증가한 것은 물론, 증가 속도 역시 부모세대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또 회사 경영이 어려운데도 사주 일가만 높은 급여와 퇴직금을 챙겨간 사례, 회사의 상표권을 사주 일가가 가져가 거액의 사용료를 챙겨간 사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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