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태윤

히잡 안 썼다고 '요구르트 테러'‥게다가 처벌까지

입력 | 2023-04-03 20:37   수정 | 2023-04-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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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란에서 한 남성이 모녀 관계인 두 여성의 머리에, 난데없이 요구르트를 쏟아붓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였는데요.

갑자기 요구르트 공격을 당한 것도 억울한데, 모녀는 당국의 처벌까지 받게 됐습니다.

김태윤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일, 이란 북동부 도시 마샤드 근처의 한 가게.

히잡을 쓰지 않은 모녀 관계인 두 여성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주문을 기다립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가게로 들어와 이 모녀에게 따지듯 말을 겁니다.

그러더니 진열대에 놓인 요구르트를 집어들고 모녀의 머리에 뿌립니다.

이 장면을 본 가게 주인은 이 남성을 거칠게 밀어냈습니다.

남성은 모녀가 히잡을 안 쓴 것을 문제 삼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자 이란 사법부는 모녀를 공격한 남자는 물론, 히잡을 쓰지 않았다면서 모녀도 함께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여성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멜리카]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옷을 입은 겁니다. 다른 사람이 관여할 일이 아니예요.″

″정부가 (히잡 착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국민들도 항의 시위를 일으키지 않았겠죠.″

하지만 이란 당국의 히잡 미착용에 대한 처벌 방침은 여전히 단호합니다.

[에브라힘 라이시/이란 대통령]
″모든 사람들은 사회가 반드시 법에 근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오늘날 히잡의 문제는 법적인 문제입니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쓰지 않은 이란 소녀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진 뒤 최근에는 잠잠해졌지만, 이번 사건으로 히잡을 둘러싼 이란 사회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편집 : 박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