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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영
16년 만에 잡은 살인범‥미제 해결 단서는 '불쏘시개'
입력 | 2023-03-07 20:24 수정 | 2023-03-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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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6년 전, 2인조 강도가 인천의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달아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규모 수사팀이 꾸려 졌지만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범인들이 최근 잇따라 검거가 됐는데요.
이들이 불을 지르고 달아난 택시의 뒷좌석에서 발견된 불쏘시개가 단서가 됐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비 내리는 새벽, 인천의 한 주택가.
두 남성이 주차된 차들 옆으로 황급히 뛰어갑니다.
지난 2007년 7월, 40대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달아나던 용의자들입니다.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려던 이들은 다시 현장에 돌아왔는데,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였습니다.
한 고가도로 아래에 택시기사의 시신을 유기한 뒤 4km 떨어진 현장으로 돌아와 택시 뒷좌석에 불을 지른 겁니다.
경찰은 수사 초기 CCTV를 입수했지만, 이후 16년 간 추가 단서를 잡지 못했습니다.
흐린 화면 만으로는 용의자들의 신원도, 타고 달아난 차량도 특정할 수 없었던 겁니다.
비슷한 차량 5,900대를 수사하고 통신기록 2만 6천 건 등을 확인했지만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6년부터 본격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불을 지른 택시에서 결정적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오승진/인천경찰청 형사과장]
″범인들이 택시에 불지를 때 사용한 종이 불쏘시개와 방화 현장 인근 CCTV를 통해 확인한 흰색 번호판 등‥″
택시 뒷좌석에서 발견된 불쏘시개용 책자에 작고 흐릿한 지문이 남아있었던 겁니다.
당시만 해도 채취가 어려웠지만, 기술 한계를 극복하자 수사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결국 지난 1월, 경찰은 40대 남성 박모 씨를 붙잡았고 최근 공범까지 체포했습니다.
조사 결과 용의자들은 당시 목적지에 도착하자 흉기로 기사를 위협해 택시를 빼앗고, 택시기사를 뒷좌석에 태웠습니다.
강한 저항에 맞닥뜨린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살해한 후, 이곳에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이들이 택시에서 훔친 건 6만 원 정도.
범행 후 이들은 도주에 쓴 차량을 처분하고, 16년 동안 평범하게 지내왔습니다.
먼저 잡힌 박모 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최근 붙잡힌 공범은 ″생활고 때문에 그랬다″며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내일 공범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주범 박 씨의 경우는 이미 피고인 신분이어서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배우진 / 자료제공: 인천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