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창우

집에는 언제 갈 수 있을까…이재민의 한숨

입력 | 2020-08-11 19:59   수정 | 2020-08-1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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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도움의 손길도, 마시고 씻을 물도 이렇게 부족한 상황 하지만 이재민들이 가장 바라는 건 멀쩡한 내 집으로 돌아가는 바로 그 날일 겁니다.

서창우 기자가 어느 이재민의 절박한 하루를 함께 했습니다.

◀ 리포트 ▶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 빠지면서 곳곳이 진흙 투성이가 된 경남 합천의 한 주택.

김경자 씨는 대피소에서 지내다 나흘 만에 잠시 집을 찾았습니다.

혹시라도 건질만한 물건이 있는지 살피러 왔지만 할 말을 잃습니다.

그나마 아들과 딸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앨범 6권을 지켜낸 게 위안거립니다.

[김경자/이재민]
″빨래한 옷 전부 다 버렸어요. 건질 거라고 없어. (지금껏) 여기까지 물이 올라올 일이 없었으니까…″

부산에서 오늘 하루 장사를 접고 달려온 김 씨의 50대 아들은 집에 가득차 있는 물을 퍼내느라 허리 펼 틈이 없습니다.

40년 만에 겪는 물난리에 집 걱정만 하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금세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채권]
″첫날 여기 물이 들어온다고 해서 (어머니가) 피난을 가셨는데 이튿날인 일요일에 와 보니까 거의 쓰러지실 정도였어요. 아니, 진짜 맨날 TV로 볼 때는 남의 일인줄 알았는데 우리가 당하고 보니까 그렇네요.″

이웃 마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옷장과 가전제품 등 손쓸 수 없는 물건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졸지에 이재민 신세가 된 전영록 씨는 대피소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집을 매일 오가고 있습니다.

복구 작업이 언제 끝날지 모르다 보니 마음 편히 쉴 수도 없습니다.

[전영록/이재민]
″(물이) 빨리 말라서 집에 들어가고 싶죠. 심정이야 말할 것이 뭐 있습니까. (대피소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그것도 작은 일이 아니거든.″

남강댐 방류로 순식간에 물에 잠기며 폐허로 변한 진주시 내동면.

이재민으로 변한 80*90대 어르신들은 몸을 움직이기조차 쉽지 않아 아수라장이 된 집을 들여다 보지도 못했습니다.

[곽용근/이재민]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될 지 그건 모르겠고…″

이번 집중호우로 경남에서 집계된 이재민만 1백60여 명.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애꿎은 하늘만 보며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성(경남) 신진화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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